요리 책 주문 하루 하루..

나에게 딱 한권 있는 요리 매뉴얼은 <5000원으로 내 몸 살리는 요리>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진 닷컴에서 나온 이 책은 고혈압 환자에게 유용한 음식들을 요리하는 방법들을 나열한 책이다. 고혈압 환자도 아니면서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책을 구입한 것은 고혈압 환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먹어도 좋은 요리 방법들이 꽤나 많이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가지 냉국, 냉이 된장찌개, 시금치연두부탕, 두부다시마말이, 부추샐러드, 취나물 등 말이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 교보문고의 오늘만 반값 50% 코너를 통해 <5000원으로 손님상 차리기>를 구입했다. 이 책 역시 출판사는 영진 닷컴이다. 이번에 주문한 <5000원으로 손님상 차리기>는 <5000원으로 내 몸 살리는 요리>보다 다룬 요리 수도 많고 더 일상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다시피 어머니가 허리 수술을 받은 지 40여일이 되었다. 어머니는 오랜 동안 신경이 눌려 있었기 때문에 회복이 더딘 데다가 아직은 허리를 구부려서도 안되고 많이 걸으셔도 안되는 상황이다.

나는 밥 짓기나 설거지는 만만하지만 요리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내가 아는 어떤 분이 알타리 무를 주셨는데 다듬어야겠다고 마음만 먹고는 손도 대지 못하고 일주일을 훌쩍 넘겨 버렸다. 지리멸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작년인가 요리 학원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구체화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집에서 요리 매뉴얼을 보며 천천히 익히고 따라하다 보면 맛있게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

<좋은 이별> 출간... 작은 기록

내가 베레나 카스트의 <애도>를 읽은 것은 지난 해 12월 말이다. <애도>는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에 ****님에게 내 나름의 답을 제시해 드리기 위해 산 책이다. 물론 답을 해 드렸지만 답은 어설펐고 지극히 사소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만 Book Review 코너에 내용을 정리해 둔 것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인 베레나 카스트(Verena Kast: 1943 - )는 우리의 삶이란 “끊임 없이 무언가를 잃고, 떠나야 하고, 양보해야 하고, 헤어져야 하며, 포기해야”하는 것(188 페이지)이라 정의한 심리학 교수이다. <애도>는 이른바 상실한 대상에 대해 충분히 애도할 것을 가르친 책이다.

“10년 넘게 펼쳤던 심리와 정신분석이라는 보따리를 이제 싼다.”는 말을 남긴 김형경작가가 “제대로 아파하고 슬퍼하자”는 주장을 담은 <좋은 이별>을 냈다. 책을 아직 읽지 못한 상태이지만 주장만으로 볼 때 <좋은 이별>은 베레나 카스트의 견해와 상통하는 책이라 하겠다. 내가 김형경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없는 것은 내가 소설에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리 잘 한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나는 김형경작가가 삼십대 후반 중증 우울증과 맞닥뜨려 100회가 넘는 정신분석을 받았다는 위력(?)적인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 내가 소설가를 평론가에 비해 덜 무겁게 여겨온 것은 잘못이 아닐 수 없다. 아니 편견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KBS 1FM의 클래식 음악 코너를 진행하는 한 유명 음악 칼럼니스트는 최근 가을에 듣기 좋은 음악이라는 멘트와 함께 브람스의 작품들을 방송했는가 하면 말러의 교향곡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이 비는 본격적인 겨울을 재촉하는 비라고 기상대는 전했다. 최유준이라는 음악학자는 <예술 음악과 대중 음악, 그 허구적 이분법을 넘어서>란 책을 통해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어느새 길가의 가로수들은 빨갛게 옷을 바꾸어 입었습니다. 낙엽 쌓인 덕수궁 돌담길을 연인과 함께 걸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오늘 이 시간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들을 모아봤습니다.”란 말을 했다는 한 KBS 1FM의 모 클래식 음악 코너 진행자의 멘트가 진부함과 통속성으로 가득차 있다는 비판을 가했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대중 음악 프로그램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는 KBS 1FM의 클래식 음악 코너에서는 그럼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 또는 할 수 있는가, 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김형경작가는 이별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만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그는 직장을 잃는 것, 젊고 아름다웠던 과거의 자신을 떠나 보내는 것, 몰두했던 꿈을 잃는 것, 낯선 곳으로의 이사 등을 모두 이별 또는 상실로 분류했다. 겨울은 사람을 어쩔 수 없이 감상(感傷)적이고 우울하게 하는 것 같다. 애도할 필요가 없는 이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 어둡고 아픈 마음, 침체 등등의 좋은 이별 말이다. 사게 된다면 나는 <좋은 이별>을 분명 의식(儀式)을 치르듯 읽게 될 것이다. 작가가 말한 좋은 이별이 충분한 애도를 해 감정의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 이별을 가리킨다면 내가 말한 좋은 이별은 추운 겨울, 어둡고 아픈 마음, 침체 등등 없어져서 좋을 것들 아니 기뻐해야 할 것들과의 이별을 가리킨다는 차이가 있다. 그런 부정적인 것들과의 이별도 창조적인 에너지로 써야 한다면 인생은 너무 힘들고 아픈 것이 아닐 수 없다.

김형경 심리 에세이 '좋은 이별' 출간
'좋은 이별'
베레나 카스트의 '애도'를 읽고





이준구교수 글 작은 기록

이준구교수 글

내게 이준구교수는 <쿠오바디스, 한국경제>의 저자이시다. 그 분이 홈 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링크한다. 지금과 같이 착잡한 시절에는 경제 관련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11월 6일 입동을 하루 남겨둔 날에.. 하루 하루..

하얀 종이와 펜 앞에서 잘 떠오르지 않던 글도 컴퓨터 앞에서는 수월하게 써진다고 믿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믿음도 요즘처럼 시간에 쫓겨 피곤한 때에는 무용한 것 같다. 지난 8월 말 이후 책을 거의 읽지 못하고 있으니 글이 써질 리가 없다. 요즘 내가 책을 읽지 못하는 이유는 몸이 피곤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몸의 피곤은 부차적인 것이다.

건강 이야기, 겨울 입구에 선 초조한 심정 등을 글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요즘 척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수술을 받으신 관계로 적어도 3개월은 허리를 굽히는 것은 물론 일을 해서도 안되는 어머니를 대신해 밥을 짓고 반찬도 스스로 해결해야 함은 물론 어머니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해 10월 기침 이형(異形) 천식 진단을 받은 관계로 가을이 되면 그와 유사한 호흡기 증세가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선 나는 2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어머니의 수술은 이제 한달을 넘겼다.

지난 해 가을 20여일간 한약을 복용한 것이 천식 치료에 기여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을이 깊어진 11월 6일 현재 나는 아직 기침을 하지 않고 있다. 신종 플루가 심각 단계에 있는데 무슨 천식 걱정이냐, 하겠지만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신종 플루는 커다란 위해 요소임에 틀림 없다. 물론 사망자가 40명을 넘어선 신종 플루가 내게는 구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나는 지금도 작년 10월 의사의 천식 진단을 믿지 않고 다만 집먼지 진드기로 인해 발작적인 기침을 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10월처럼 침구류를 자주 세탁하지 못하고 방을 자주 쓸고 닦지는 못하지만 환기는 매일 한 시간 이상 하는 것이 기침을 하지 않는 원인인지도 모르겠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바른 정보는 물론 돈도 필요하고 의지와 부지런함도 필요할 것이다.

다시 독서를 한다면 지난 여름 사둔 <몸이 따뜻해야 몸이 산다>를 먼저 읽을 것이다. 이 책은 위장을 생각하고 사둔 책이다. 지난 7월 말 내가 장상피화생 진단을 받자 어머니가 세권의 위장 관련 책을 사오셨다. 그 책들은 아직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3개월여의 위장 약 복용 때문에 위가 편안해진 때문일 것이다. 하루 세번 약 복용 시기와 두번 약 복용 시기를 지나 현재 나는 하루 한번(저녁) 약 복용 시기를 지나고 있다. 생활 습관으로 고쳐 보라는 의사의 처방에 따른 결과이다. 하지만 어제 오늘 조금 속이 불편해 마음이 심난하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시(示)와 견(見)의 차이는?으로부터 공자에 이르기까지... 작은 기록

시(示)와 견(見)의 차이는 무엇일까? ‘볼 시’와 ‘볼 견’이니 두 글자 모두 보는 것과 관계된 것이지만 시(示)가 ‘귀신 기‘자로도 쓰이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즉 시(示)는 귀신이 미래를 보거나 안다는 뜻이고 견(見)은 사람이 보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가지 노부유키의 <유교란 무엇인가>를 읽다가 위의 대목에까지 이르렀다. <유교란 무엇인가>는 지난 2007년 초에 읽고 오랜만에 다시 펼쳐보게 된 것이다. 나는 유교(儒敎)의 유(儒)자를 설명하는 대목에 이르러 문제(?)를 발견했다.

저자는 유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혼(魂: 정신의 주재자)과 백(魄: 육체의 주재자)이 분리되어 혼은 하늘로, 백은 땅 아래로 돌아간다고 본다는 말을 했다. 물론 나는 전에 혼비백산(魂飛魄散)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저자는 유(儒)란 바로 초혼의례(招魂儀禮)를 행하는 무당(巫堂)을 말한다는 말을 했다. 초혼의례란 냄새 좋은 향을 태워서 하늘의 혼(魂)을 부르고 향기 좋은 술을 땅에 뿌려 땅 속의 백(魄)을 부른다는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골만 남는데 남겨둔 두개골을 살아 있는 사람의 머리에 씌운 뒤 그곳에 혼과 백이 깃들이게 한다고 한다. 유(儒)란 바로 이런 초혼의례를 행하는 무당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데 유교가 여타의 초혼의례 종교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조상 숭배 즉 제사에 있다는 말을 가지 노부유키는 했다.(김영민교수는 <보행>이란 책에서 “유교에서 잘 드러나듯 겉으로는 조상 숭배가 도드라지지만 속으로는 자식이라는 생산성으로 그 실용이 모아진다”는 말을 했다.) 박홍균은 한 원리한자 책에서 조(祖)를 귀신 기와 도마 조의 결합으로 풀이 했다. 그런데 가지 노부유키는 ’한자는 표의문자‘라는 말을 하며 본질적으로 사물을 본 뜬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기에 중국인들은 형이상학적인 세계보다 형이하학적인 세계에 관심을 더 많이 두는 사람들이라 규정지었다. 즉 중국인들은 현실적이고 즉물적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는 <논어>에 등장하는 즐거움에 관한 여러 표현들(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등등)을 예로 들며 중국인들은 오감의 쾌락을 옳은 것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라 규정하는 데로까지 나아갔다.

박홍균의 <350자로 2200자를 깨치는 원리한자>란 책에 의하면 사물의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는 한자 전체의 1%도 안된다고 한다. 가지 노부유키의 견해와 일정 정도 다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회의문자는 예컨대 인(人)과 목(木)이 만나 휴(休)를 이루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는데 회의문자 역시 전체 한자의 2 내지 3% 밖에 안된다고 한다. 박홍균은 수(需)자를 제사를 지내려고 목욕재계를 마친 제관의 모습을 본뜬 글자라 규정했다. 박홍균은 이를 비를 오게 하기 위해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선비들이 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제사를 지내는 것이란 뜻으로 유(儒)는 선비 유자로 쓰인다.

가지 노부유키에 의하면 무당을 의미하는 유자(儒者)는 지식인 계층의 상층 유자와 기도와 상례를 담당하는 샤먼 계층의 하층 유자가 있었다는 말을 한다. 상층 유자 즉 군자유(君子儒)는 합리주의에 입각한 사상유(思想儒)이고 하층 유자 즉 평민유는 제사와 점을 맡았던 의례유(儀禮儒)로 나뉜다. 공자는 순수한 유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공자의 어머니는 후처였고(그래서 野合이란 말이 나온 것인가?) 원유(原儒)였다고 한다. 공자의 출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정리 수준이지만 글을 올린다. 공자의 글을 인용하는 횟수가 잦아지는 것은 나이 탓일까? 공맹유교(원시유교)와 주자학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지만 우선 급한대로 이 정도에서 그치고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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