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示)와 견(見)의 차이는?으로부터 공자에 이르기까지... 작은 기록

시(示)와 견(見)의 차이는 무엇일까? ‘볼 시’와 ‘볼 견’이니 두 글자 모두 보는 것과 관계된 것이지만 시(示)가 ‘귀신 기‘자로도 쓰이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즉 시(示)는 귀신이 미래를 보거나 안다는 뜻이고 견(見)은 사람이 보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가지 노부유키의 <유교란 무엇인가>를 읽다가 위의 대목에까지 이르렀다. <유교란 무엇인가>는 지난 2007년 초에 읽고 오랜만에 다시 펼쳐보게 된 것이다. 나는 유교(儒敎)의 유(儒)자를 설명하는 대목에 이르러 문제(?)를 발견했다.

저자는 유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혼(魂: 정신의 주재자)과 백(魄: 육체의 주재자)이 분리되어 혼은 하늘로, 백은 땅 아래로 돌아간다고 본다는 말을 했다. 물론 나는 전에 혼비백산(魂飛魄散)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저자는 유(儒)란 바로 초혼의례(招魂儀禮)를 행하는 무당(巫堂)을 말한다는 말을 했다. 초혼의례란 냄새 좋은 향을 태워서 하늘의 혼(魂)을 부르고 향기 좋은 술을 땅에 뿌려 땅 속의 백(魄)을 부른다는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골만 남는데 남겨둔 두개골을 살아 있는 사람의 머리에 씌운 뒤 그곳에 혼과 백이 깃들이게 한다고 한다. 유(儒)란 바로 이런 초혼의례를 행하는 무당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데 유교가 여타의 초혼의례 종교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조상 숭배 즉 제사에 있다는 말을 가지 노부유키는 했다.(김영민교수는 <보행>이란 책에서 “유교에서 잘 드러나듯 겉으로는 조상 숭배가 도드라지지만 속으로는 자식이라는 생산성으로 그 실용이 모아진다”는 말을 했다.) 박홍균은 한 원리한자 책에서 조(祖)를 귀신 기와 도마 조의 결합으로 풀이 했다. 그런데 가지 노부유키는 ’한자는 표의문자‘라는 말을 하며 본질적으로 사물을 본 뜬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기에 중국인들은 형이상학적인 세계보다 형이하학적인 세계에 관심을 더 많이 두는 사람들이라 규정지었다. 즉 중국인들은 현실적이고 즉물적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는 <논어>에 등장하는 즐거움에 관한 여러 표현들(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등등)을 예로 들며 중국인들은 오감의 쾌락을 옳은 것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라 규정하는 데로까지 나아갔다.

박홍균의 <350자로 2200자를 깨치는 원리한자>란 책에 의하면 사물의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는 한자 전체의 1%도 안된다고 한다. 가지 노부유키의 견해와 일정 정도 다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회의문자는 예컨대 인(人)과 목(木)이 만나 휴(休)를 이루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는데 회의문자 역시 전체 한자의 2 내지 3% 밖에 안된다고 한다. 박홍균은 수(需)자를 제사를 지내려고 목욕재계를 마친 제관의 모습을 본뜬 글자라 규정했다. 박홍균은 이를 비를 오게 하기 위해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선비들이 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제사를 지내는 것이란 뜻으로 유(儒)는 선비 유자로 쓰인다.

가지 노부유키에 의하면 무당을 의미하는 유자(儒者)는 지식인 계층의 상층 유자와 기도와 상례를 담당하는 샤먼 계층의 하층 유자가 있었다는 말을 한다. 상층 유자 즉 군자유(君子儒)는 합리주의에 입각한 사상유(思想儒)이고 하층 유자 즉 평민유는 제사와 점을 맡았던 의례유(儀禮儒)로 나뉜다. 공자는 순수한 유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공자의 어머니는 후처였고(그래서 野合이란 말이 나온 것인가?) 원유(原儒)였다고 한다. 공자의 출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정리 수준이지만 글을 올린다. 공자의 글을 인용하는 횟수가 잦아지는 것은 나이 탓일까? 공맹유교(원시유교)와 주자학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지만 우선 급한대로 이 정도에서 그치고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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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얼음공주 2009/11/01 09:47 # 답글

    가지라는 일본학자분....ㅎㅎㅎ 재미있는 생각을 하셨네요. 뭐...요즘은 그림 다시 해석하기라는 것도 있어서 평화로와 보이는 명화에 대해서 거꾸로 슬프고 무서운 일화가 있음을 설명하는 책도 있구요.

    유교란 역시...신분과 계층을 엄격히 따지는 것에서부터 스스로의 모순을 가진 학문이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공자가 만들어낸 유교가 도리어 공자의 존재를 부정하려하네요. ^^;;
    전 유교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요 ^^ 참 다행이다 싶어요.
  • 흔적 2009/11/03 07:58 #

    유교가 제 관심을 끈 것은 아니고 다만 새로운 해석이 있어 옮겨 적어 보았을 뿐입니다. 잘 알지 못하던 것을 새롭고 참신하게 해석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인가 봅니다. 그래도 저는 유교보다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런 저런 다양한 모습에 더 큰 촛점을 맞출 것입니다... 오랜만에 오신 반가운 얼음 공주님!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춥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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